'테라·루나 폭락 사태' 권도형, 도피 22개월만에 한국 아닌 미국 송환 결정

'테라·루나 폭락 사태' 권도형, 도피 22개월만에 한국 아닌 미국 송환 결정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송환됩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권도형, 도피 22개월만에 한국 아닌 미국 송환 결정
권 씨가 수감돼 있는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현지시간 21일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보도했습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권도형, 도피 22개월만에 한국 아닌 미국 송환 결정
법원은 "권도형이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권도형, 도피 22개월만에 한국 아닌 미국 송환 결정
이 매체에 따르면, 법원은 권 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습니다.
권 씨의 송환 결정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지 11개월 만이며, 도피 기간으로 따지면 22개월 만입니다.
앞서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8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권 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인도할지 직접 결정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권 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권 씨가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법원이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한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 씨 송환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미국행에 무게를 둬왔습니다.
권 씨가 미국에 인도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합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은 지난 2022년 2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수백만달러의 암호화 자산 증권 사기를 조직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뉴욕 연방 검찰은 한 달 뒤 사기·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권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 씨는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습니다.
권 씨는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습니다.
당시 함께 붙잡힌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