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실 어디야?"… 견인 고리로 공무원 위협한 60대 항소심서 감형

"피해 공무원이 처벌 불원"… 法 '징역 3년→2년 6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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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1) 신관호 기자 = 일명 '아이볼트'로 불리는 견인 고리로 공무원들을 위협하고 다수의 교통법규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피해 공무원 등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일부 감형됐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심현근)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측정 거부, 무면허운전, 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60)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의 범행도구 '아이볼트'에 대한 몰수 처분은 유지했다.

A 씨는 작년 5월 중순쯤 강원도 평창군청에서 술에 취한 채 견인 고리를 들고 한 공무원을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제지당한 뒤에도 '군수실이 어디야? 나 깡패야'라며 다른 공무원들도 위협한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 공소장엔 평소 A 씨가 '공무원이 허가 없이 염소를 잡아먹었다'거나 자신의 민원을 소홀히 다뤘다고 생각해 군청 공무원들에게 불만을 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A 씨는 같은 해 4월 말쯤엔 술에 취한 채 강릉시의 한 식당을 찾아 손님들에게 욕설하는 등 식당 운영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그해 2~4월엔 여러 차례 무면허운전을 하고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도 있다. 2022년 말쯤엔 하루 사이 2차례나 음주 운전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 측은 1심 재판에선 이 가운데 음주 측정을 거부했단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고, 틀니를 착용하지 않아 말이 어눌했던 것을 경찰관이 오해해 부당하게 음주 측정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인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경찰 신고 내용과 A 씨가 경찰관에게 한 행동 등을 봤을 때 음주 측정 요구는 정당했다며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월지원은 A 씨에 대해 "범행 내용·횟수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피고인은 폭력 관련 범죄, 음주 운전, 특수협박으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후에도 A 씨는 음주 측정 거부 혐의를 부인하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양형상 변화를 적용해 감형을 결정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당심에 이르러 피해 공무원들 및 업무방해 피해자가 피고인 처벌을 불원한 점 등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