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박수 쳤다" 이 모습 보면 중국 정책 보인다?…'양회' 관심사는

3월 4~5일 정협·전인대 순으로 개막…경제·사회 등 내부문제 중점, GDP 목표치 발표돼베이징=AP/뉴시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고 리커창(李克强) 당시 중국 총리가 지난해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중국 최대 정치이벤트인 양회(兩會)가 다가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획기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함께 발표될 예정인데 이에 따라 산업은 물론 금융정책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주요 보직에 대한 신규 인선이 이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회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을 합쳐 이르는 말이다. 국정 자문기구 격인 정협이 내달(3월) 4일, 국회 격인 전인대(14기 2차회의)는 5일에 각각 인민대회당에서 개회한다. 회의는 3월 중순까지 계속되지만 시 주석와 리창 국무원 총리 등이 대대적으로 나서는 개막식이 하이라이트다. 양회는 정치와 외교, 군사, 경제 등 중국의 전 분야를 망라해 다룬다. 지난해 3기 집권을 시작하면서 양회에 전면적으로 나선 시 주석은 올해는 회의를 직접 주관하거나 하는 역할은 하지 않는다. 리창 총리가 사실상 데뷔 무대를 갖다. 그런 만큼 대외정책보다는 경제 회복 등 내부 문제에 초점을 맞춰 양회가 진행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회 중 전인대는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이다. 입법은 물론 공직 임면과 결정, 감독권을 모두 갖는다. 중국 권력의 핵인 중국공산당이 입법과 의사결정 등을 공식화하는 단계가 바로 전인대다. 당이 하는 모든 결정을 추인한다. 정협은 사실상 1당체제인 중국이 8개의 작은 민주당파와 합작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기능을 한다. 정치방침 및 경제와 문화, 사회 중요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제안하는 협치를 담당한다. 전인대 개막식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다. 중국 제일재경은 앞서 "당국은 올해도 5% 수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각 지방정부 성장률 목표치는 5%에서 최대 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체 목표치가 이를 깜짝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연초 5.3%의 성장전망치를 내놓은 상태다. 반면 국제기구들은 이를 하회하는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올해도 역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외부의 전망과 이를 반박하는 중국 내 전망이 지속적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율 설정도 관심거리다. 돈을 많이 풀려면 재정적자율을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엔 3월 전인대에서 재정적자율을 3%로 설정했지만 지난해 10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3.8%로 상향조정하고 국채를 추가 발행했었다. 올해 3.5~3.8% 적자율을 설정하고 금리인하 등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국방예산증가율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2021년 6.8%에서 2022년 7.1%, 지난해 7.2%로 계속해서 확대됐다. 중국 정부가 항공모함 전단 확충을 포함한 국방현대화 계획을 2035년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국방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 주석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의 고품질 전환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지도 관심거리다. 질적 전환을 통한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시 주석이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국제경제를 이끌어가려는 의지를 정책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중국 전인대공식 발표되는 내용 외에도 양회는 늘 화제를 몰고온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지도부가 어떤 대목에서 박수를 치는지, 어떤 표정으로 일관하는지, 어떤 분위기를 조성한 상황에서 어떤 키워드를 발표하는지 등 이른바 '행간'에 주목하는 해석이 필요한 게 바로 양회다. 지난해 전인대엔 고 리커창 전 총리가 54분여에 걸쳐 업무보고를 했는데,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른바 '풍고랑급'(높은 바람 거센 물결)이 키워드였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어두운 색 정장을 입은 시 주석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던 예년과는 달리 차분한 표정으로 곧바로 퇴장했다. 지난해 양회에서 극도로 박수를 아끼던 시 주석이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단호하게 양안(중국-대만) 통일을 촉진하고 독립을 반대해야 한다. 양안 동포는 피로 연결돼 있으며 대만 동포의 복지제도와 정책을 늘려야 한다"는 리 전 총리의 발언에만 두 차례 박수를 보낸 것도 화제가 됐다. 보다 강경한 통일정책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양회 때마다 이뤄지는 중국의 대기오염 조정도 화제다. 중국은 올림픽 등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마다 공장가동 강제 중단 등을 통해 대기질을 특별 관리하는데, 양회 때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3월 초 푸른하늘을 '양회 블루'라고 부른다. 그러나 지난해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배기가스를 통제하지 않았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 대비 30배에 이르는 '양회 그레이'가 펼쳐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