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차 댔는데 견인됐어요"‥'벼룩 간 빼먹는' 소리였다니

지난달 18일 대전 중구의 한 시장 주변 식당.

손님 없는 식당에서 주인이 혼자 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있습니다.

잠시 뒤, 점퍼를 입은 한 남성이 식당 앞에서 서성거리나 싶더니 곧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이 남성은 조금 전 전화로 식사를 예약한 58살 A씨.
꾸벅 인사를 하며 들어오더니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 대뜸 명함을 한 장 달라고 합니다.
업주는 일단 식당 명함을 건넵니다.
다시 나간 A씨는 조금 있다 다시 돌아오더니 "앞에 차를 댔는데, 차량이 견인됐다"며 손에 현금을 들고 난감한 듯 손짓을 합니다.
이어 식당 주인에게 손에 쥔 돈을 펼쳐 보여주며 "견인된 차를 찾아오려는데 3만 원이 모자라다"며 현금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견인된 차를 다시 찾아와 식사를 하고, 밥값을 계산할 때 빌려준 돈까지 더해서 결제하겠다는 겁니다.
식당 주인은 별 의심 없이 지갑에서 3만 원을 꺼내 건넵니다.
그런데 A씨는 업주에게 현금이 좀 더 있는 걸 흘깃 보더니 "택시를 타고 돌아와야 하니 1만 원만 더 빌려 달라"고 말합니다.
결국 3만 원에 1만 원까지 더 빌린 A씨는 가게를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소액 사기 신고를 받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A씨가 또 인근 식당가에 등장했습니다.
또 다른 범행 대상을 찾는 듯 주변 가게들을 기웃거리는 모습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경찰을 마주친 A씨.
이름을 부르는 경찰관에게 영문도 모른 채 반갑게 인사를 했다가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습니다.
A씨는 과거에도 같은 소액 사기 전과가 있었는데, 작년 연말 출소해 또 똑같은 사기를 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A씨가 갖고 있던 식당 명함을 바탕으로 추가 범행을 확인하고 모두 7곳에서 30여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A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A씨가 추적을 피하려고 공중전화로 식당을 예약했다"며 "자영업자들은 손님을 사칭한 소액 사기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화면 제공 : 대전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