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광서 김일성 부자 동상 배경 사진은 '차렷' 자세로"

러 기자 북한 관광 체험기…"의외로 사진촬영 안 막더라"김일성·김정일 동상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북한을 관광하고 돌아온 러시아 매체 기자가 "예상과 달리 사진을 찍어도 안 막더라"면서도 특유의 '규칙'을 지켜야 하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러시아 극동지역 매체 보스토크 메디아는 13일(현지시간) '특파원의 눈으로 본 북한의 신기한 모습들'이라는 제목의 북한 관광 체험기를 보도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은 최근 러시아인 97명으로 구성된 첫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았다.
3박 4일간 1인당 750달러(약 100만원)를 내고 9일부터 평양과 원산 마식령 스키장을 둘러보는 관광이었는데 이 기자도 여기에 동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자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입국이 그리 쉽지 않고 이러한 폐쇄성 탓에 소문이 분분하다"며 러시아 관광객들이 입경 전 북한이 사진 촬영을 금지할 것을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평양에 도착했을 때 일부 관광객은 소심하게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 몰래 사진을 찍었는데 공항 직원 누구도 촬영을 막지 않았다"며 "촬영이 사실상 허용됐다"고 설명했다.
출경할 때 휴대전화와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일부 가이드는 사진을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제1차 관광단 평양 도착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알렉세이 스타리치코프 연해변강정부 국제협조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제1차 관광단이 지난 9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24.2.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

그는 북한 주민이 외국 관광객을 두려워하고 피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면서 "북한 주민과 어린이들은 러시아에서 온 손님을 향해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며 놀라워했다.
이 기자는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가이드가 관광객을 감시하기는 하지만 무장을 하고 감시하는 이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자유롭게 가게를 방문할 수는 없었으나 가이드에게 문의하면 슈퍼마켓이나 술집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면서 "현지 흑맥주를 추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관광 중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도 있다고 이 기자는 강조했다.
노동자와 농부, 군인과 군사시설 등의 사진을 찍으면 안 되고 주체사상탑 꼭대기에서 평양 전망을 촬영하는 것도 금지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 지도자 동상을 사진 찍을 때 3가지 규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첫째 규칙은 측면이 아닌 정면을 촬영해야 하고, 둘째는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양손을 옆에 두는 엄격한 자세'를 취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사진 속에서 동상의 팔과 다리 등 신체가 잘리면 안 된다고 기자는 전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광을 포함해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단체 여행은 다음 달 8∼11일, 11∼15일 추가로 예정됐다.
abbie